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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이상설’ 소동의 전말, 파장과 교훈(2)조중동과 종편 그리고 보수정당 등 삼각편대의 ‘아니면 말고’식 행태

자칭 국내외 유력 언론들 모두 부정확한 보도

조중동과 종편 그리고 보수정당 등 삼각편대의 ‘아니면 말고’식 행태

근거 없는 불신· 분열만 키우는 정보·보도 사대주의 큰 문제

 

지난 회에서 말한 대로 최근 20여 일 동안 건강이상설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월 1일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나타나 건재를 과시함으로써 그를 둘러난 ‘김정일 이상설’ 소동이 모두 한 바탕 해프닝으로 끝이 났다.

 

조중동과 종편 그리고 보수정당의 삼각편대로 구성된 이들은 우리 정부의 대북 정보력과 판단에 계속 태클을 걸며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서 위중설로, 또다시 사망설을 유포하며 북한과 관련된 우리 사회의 판단에 적지 않은 혼란과 분열을 가져왔다.

 

특히 당초 ‘99.9% 김정은 사망설’을 주장한 지 만 하루 만에 가짜로 판명됐지만, 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은 “김정은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 속단하지 말고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때까지 그는 가짜 뉴스를 유포한 자신의 잘못에 대한 인정이나 사과는 전혀 없었다. 역시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은 5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과적으로 제 분석은 다소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과연 지난 20일 동안 김정은의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던 것일까”라고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공개 활동을 재개한 뒤에도 이들 야당의 탈북민 출신 당선인들이 별다른 근거 없이 '김정은 이상설'을 자꾸 제기하는 것에 대해 청와대가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특히 자극적인 표현으로 김정은이 걷지 못한다거나 사망했다고까지 주장한 태영호, 지성호 국회의원 당선인들에 대해 이틀째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가벼운 시술을 포함해 어떤 수술도 받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개할 수는 없지만 판단의 근거도 가지고 있다면서 특이 동향이 없다는 청와대의 일관된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사실 여기에는 지성호 당선인은 탈북한 지 14년 됐고 태영호 당선인은 런던에 10년이나 있었던 인물이라 대북 정보 수준이 높지 않다는 판단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3일 더불어민주당은 태영호·지성호 당선인을 향해 사실에 입각해 국익을 추구하지 않고 불안과 공포를 조장했다며 국민께 사과하고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안전사회시민연대는 5월 4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짜뉴스는 반사회적 범죄”라며 태영호·지성호 당선인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했다.

 

미래통합당 안에서 이들에 대한 시각이 엇갈린다. 윤상현·홍준표는 태영호·지성호 당선인들의 최근 발언을 두고 "우리 사회에서 이들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도를 넘었다" 며 이들을 두둔했다. 특히 윤상현 의원은 김부겸 민주당 의원 등 여당에서 두 당선인이 21대 국회에서 국방위나 정보위에 배치되면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국회의원이 된 두 분은 어떤 상임위원회도 선택할 수 있고, 국회의원으로서 취득 가능한 어떤 정보도 요청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암흑세계(북한)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상식적인 추론을 했다는 것을 이유로 이를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태 당선인과 지 당선인을 두둔했다. 홍 전 대표는 "탈북 국회의원 당선자들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사태에 대해 충분히 그런 예측을 할 수도 있었을 터"라며 "지나치게 몰아붙이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미래통합당 안에서도 두 당선인이 반북 정서에 편승해 스스로의 가치를 깎아내리고 자신들 주장이 틀린 것으로 입증된 뒤에도 정치 쟁점화로 야당의 신뢰를 떨어트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김근식 전 서울 송파병 후보가 "결과적으로 두 당선인의 억측과 주장은 믿을만한 정보 자료의 미흡과 과거 유사 사례의 패턴 분석에서 실패한 것"이라며 경솔한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마찬가지로 이번 ‘김정은 이상설‘소동 와중에 보여준 자칭 한국 언론의 주류를 자처하는 매체들 역시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본다. 5월 1일 김 위원장이 평양 인근에 위치한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장면은 결과적으로 그 동안 조중동과 종편 채널, 극렬화된 일부 수구야당들이 주장이 얼마나 허황된 것이었나를 단번에 보여준 반증사례였다.

 

이들은 명확한 근거도 없는 외국 언론들의 추측성 보도를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며 받아쓰기(dictation)에 급급했다. 그리하여 역으로 갖은 불신과 불안 및 분열과 공포를 조장한 일부 우리 언론들과 사회세력들에게 한국 정부의 입장이 가장 정확했다는 것이 입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즉, 국내 사실 확인도 안 된 수구보수매체에 난 기사를 외신이 인용하고, 외신에 난 기사를 다시 국내보수언론이 확대 재생산하는 양상으로 북한 관련 오보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이번 사안은 잘 보여준다.

 

이런 유통과정을 통해 오보나 왜곡이 커져가고,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그런 가짜뉴스기에 관심을 보이면 보일수록 이들 수구보수언론은 안보상업주의로 잇속을 챙긴다. 게다가 이들이 혐오하는 북한을 더 요상한 존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니 이런 ‘작전’을 마다할 리 없다.

 

요컨대, 이번 ‘김정은 이상설’소동을 주동했던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정부의 발표나 정보력에 대해 끊임없이 근거 없는 의심과 불신 그리고 분열과 공포를 유포하거나 조장하는 행태를 보였다는 점이다. 결국 한 바탕 소동이 다 끝난 시점에 돌이켜보면, 이들이야말로 정보사대주의, 보도사대주의 그리고 안보상업주의의 전형이었음을 스스로 커밍아웃한 셈이다.

 

다시 말해 이들이 어떤 사실 확인도 없이 무비판적으로 믿고 따랐던 ‘김정은 이상설‘을 무책임하게 확대재생산 해온 미국과 일본의 일부 언론은 '찌라시'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진짜 '기레기'(기자+쓰레기)는 CNN, 로이터 통신, 블룸버그 통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일본 언론들이 이라는 지적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가장 최근 북한 관련 일본 언론의 대형 오보는 일본 방송사 BS TV도쿄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의 사진을 김일성 북한 주석의 부인이라고 소개한 것이다.

 

BS TV도쿄의 시사 프로그램인 '닛케이 플러스 10 토요일'은 지난 5월 2일 방송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이상설 등을 다루며 이른바 백두혈통의 가계도를 자료 화면으로 썼다.

 

이 과정에서 김일성 주석의 부인이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어머니인 김정숙의 사진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사진을 잘못 사용해 논란이 됐다. 청와대에 따르면, “해당 방송사 측에서 5월 4일 문서를 통해 사과 및 정정 보도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모든 게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그래도 얻은 것은 있어 보인다. 김 위원장의 이상설 소동으로 인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번 혼란에 대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한 방송에서 "탈북 정치인들이 과도한 반북 행동을 반복하면 이번처럼 우리 사회에 불필요하게 국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비판했다.

 

마찬가지로 한 중견 언론인은 "탈북민 정치인들은 앞으로도 사실과 거리가 먼 자신들의 입맛에만 맞는 확증 편향적 증거에만 귀 기울여선 안 된다"며 일침을 가했다. "이번 김정은 이상설 소동은 탈북민 정치인으로서 이들 자신이 본인들의 신뢰도를 심각하게 저하시켜, 향후 이들의 정치활동에 자승 자박적 정치적 압박 요인 될 듯하다“고 논평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건강이상설을 무리하게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던 태구민(태영호), 지성호 당선인이 5월 4일 결국 뒤늦은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지성호 당선인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먼저,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지난 며칠간 곰곰이 제 자신을 돌이켜봤다. 제 자리의 무게를 깊이 느꼈다"며 "앞으로 공인으로서 신중하게 처신하겠다"고 약속했다.

 

태영호 당선인도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김정은 등장 이후 지난 이틀 동안 많은 질책을 받으면서 제 말 한 마디가 미치는 영향을 절실히 실감했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드린다"며,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컸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국민 여러분께서 저 태영호를 국회의원으로 선택해주신 이유 중 하나가 북한 문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전망에 대한 기대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의 질책과 무거운 책임감을 뼈저리게 느낀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신중하고 겸손한 의정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아직까지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으나, 이들 탈북민 정치인과 함께 이번 ‘김정은 이상설’ 소동을 주도하며, 갖은 왜곡과 오보 그리고 정보·보도 사대주의 그리고 안보상업주의를 일삼던 조중동을 비롯한 일부 언론들의 반성하고 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이들의 태도가 더 문제적인 것은 바로 이 지점이며 그들은 늘 그래왔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것은 모든 언론(보도)을 무턱대고 믿는 태도가 아니라 비판적 시각으로 음미하는 이성적 시민들의 판단력일 것이다. 또한 모든 언론에게도 이번처럼 무책임한 ‘아니면 말고‘식의 왜곡보도, 오보, 가짜뉴스에 대해선 더 엄중한 사회적 책임을 물을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이번 사태를 통해 한국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야 부각된 허위가 사라지고 은폐된 진실이 복권되는 보다 밝은 세상이 오리라 믿기 때문이다.

 

 

 

 

전현준 기자  jjhj77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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